천안시가 지역을 찾는 여행객과 시민들에게 유명 맛집과 모범음식점을 소개하기 위해 발간한 책자에 수록된 음식점의 가격이 ‘맛집=비싸다’라는 인식을 심겨줄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수록된 음식점들이 그동안 발간한 책자 속의 음식점들이 재탕형식으로 등장해 ‘그 밥에 그 나물’이라는 인식과 함께 참신한 서민 맛집을 찾아볼 수 없다는 부정적인 시각이 팽배하다.
시는 1821만원의 예산을 들여 230쪽 분량의 칼러판 ‘맛길따라 떠나는 천안여행(사진)’ 책자 2000권을 제작, 배부했다.
동남구와 서북구 지역으로 나눠 모범음식점과 맛집을 포함해 85곳의 음식점에 대해 음식종류와 주소, 주차대수, 연락처, 수용인원, 영업시간, 대표음식과 가격을 사진을 첨부해 소개하고 있다.
소개된 맛집들의 경우 분야별로 지역에 명성을 얻는 곳이 대다수지만 음식가격이 대부분 같은 품목에서 고가여서 자칫 외지인들에게 ‘천안=고물가 지역’이라는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줄까 염려된다.
실제 소개된 음식점들 가운데 중식의 경우 유슬짬뽕 9000원, 장어(1㎏) 5만9000원∼6만9000원, 한방 닭, 오리백숙 5만5000원, 냉면 9000원, 돼지갈비(200g)1만3000, 우렁쌈밥 9000원, 곤드레밥상 1만1000원, 런치한정식 2만3000원, 오리진흙구이 5만5000원, 족발(특) 6만원, (대) 5만원 등 서민들이 즐기기에는 부담스러운 고가품들이 수두룩하다.
시는 모범음식점에 대해 홍보를 해준다는 우대정책을 반영하고 있지만 그동안 발간된 책자에 소개된 음식점들이 다시 수록되는 반복되는 상황이 이어져 식상함을 주고 있다.
공직내부조차 소시민들이 자주 찾는 동네 서민 맛집에 대해 공무원을 상대로 설문조사라도 했다면 참신한 업소를 발굴해 소개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탁상행정이 아니냐는 안타까운 소리까지 나온다.
소개책자를 본 한 시민들은 “삶은 돼지는 끓는 물의 뜨거움을 모르는 것 처럼 천안시민들은 워낙 비싼 물가에 익숙하지만 외지인들은 시청에서 소개하는 맛집의 비싼 음식가격을 보고 천안은 물가가 비싼 도시라는 이미지를 심어줄 까 우려스럽다”고 꼬집었다.
정문교 기자 moongyo64@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