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가 1월 1일자로 단행한 정기인사 가운데 보건소장직의 인사가 문제점으로 남게 됐다.
천안시는 지난 2012년 천안시보건소 1곳에서 동남과 서북보건소로 분소됐고, 4급(서기관)이 각각 소장직을 수행하도록 정해져 있다.
지난해에는 4급 승진대상자가 없어 서북구보건소장이 과(課) 단위로 축소된 동남보건소까지 총괄하는 콘트롤타워 역할을 해왔다.
지난해 서북보건소장을 맡은 조만호 소장은 올해 보건, 간호, 의료기술직렬에서 4급 승진자가 없는 상황에서도 본인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공로연수 형식으로 떠나게 됐다.
이 자리에 주무과인 보건정책과장이 서북구보건소장 직무대리를 맡게 됐다.
조만호 소장은 1959년생으로 후임 승진자가 없어 공로연수를 보내지 않을 경우 법적으로 1년 더 근무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천안시는 4급 서기관 자리인 서북·동남보건소장으로 승진할 대상이 없음에도 조 소장을 잡지 않았다.
공로연수는 지난 1993년 도입돼 20년 이상 근속한 경력직 국가공무원의 사회적응 능력을 기르기 위해 본인의 희망에 의해 출근을 면제하는 제도다.
각 지자체마다 본인동의는 사문화됐고 승진 요인이 있을 경우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1년 연수명목으로 자리를 후배에게 내주는 것이 관례가 됐으며, 대상자들을 상대로 하는 합동연수교육과정도 없어 사실상 무노동 유급휴가로 전락된 셈이다.
인사권자들은 인사적체 해소용 카드로 이를 활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시는 공로연수에 들어간 조만호 소장이 이에 동의를 했다고 하지만 정작 당사자는 후속 승진자도 없고 1년 더 근무를 하겠다는 의향을 내비췄음에도 떠밀린 꼴이 됐다.
이에 4급 소장이 콘트롤타워 역할을 했던 것을 보건직렬 과장이 직무대리를 맡게 됐고, 과 단위로 격이 떨어진 동남보건소장도 간호직 과장이 업무를 맡게 돼 같은 직급인 직무대리 소장에게 지시나 통제를 받아야 할 상황이 됐다는 점이다.
4급 소장 때와 달리 불협화음은 물론 힘겨루기 상황도 우려된다.
4급 소장시절 서북보건소에 3개 과를 두고, 동남보건소에 1개 과를 둔 기이한 조직을 5급 직무대리 소장들에게 그대로 유지해 줘 이 같은 우려감은 더 커지고 있다.
정문교 기자 moongyo64@hanmail.net
